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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탈출기 - 최서해

judy87 2008. 4. 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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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기 - 최서해

 ▣ 본문 학습 ▣


김군!1) 수삼차 편지는 반갑게 받았다.2) 그러나 한번도 회답치 못하였다. 물론 군의 충정에는 나도 감사를 드리지만 그 충정을 나는 받을 수 없다.

― 박군! 나는 군의 탈가(脫家)3)를 찬성할 수 없다. 음험한 이역4)에 늙은 어머니와 어린 처자를 버리고 나선 군의 행동을 나는 찬성할 수 없다. 박군! 돌아가라. 어서 집으로 돌아가라. 군의 보모와 처자가 이역 노두5)에서 방황하는 것을 나는 눈앞에 보는 듯싶다. 그네들의 의지할 곳은 오직 군의 품밖에 없다. 군은 그네들을 구하여야 할 것이다.

군은 군의 가정에서 동량(棟梁)6)이다. 동량이 없는 집이 어디 있으랴? 조그마한 고통으로 집을 버리고 나선다는 것이 의지가 굳다는 박군으로서는 너무도 박약한 소위이다. 군은 xx단에 몸을 던져 x선에 섰다는 말을 일전 황군에게서 듣기는 하였으나 그렇다 하여도 나는 그것을 시인할 수 없다. 가족을 못 살리는 힘으로 어찌 사회를 건지랴.7)

박군! 나는 군이 돌아가기를 충정으로 바란다. 군의 가족이 사람들 발 아래서 짓밟히는 것을 생각할 때! 군의 가슴인들 어찌 편하랴8)

김군! 군은 이러한 말을 편지마다 썼지? 나는 군의 뜻을 잘 알았다. 사랑하는 나의 가족을 위하여 동정하여주는 군에게 어찌 감사치 않으랴? 정다운 벗의 충고에 나는 늘 울었다. 그러나 그 충고를 들을 수 없다. 듣지 않는 것이 군에게는 고통이 될는지? 분노가 될는지? 나에게 있어서는 행복일는지도 알 수 없는 까닭이다.

김군! 나도 사람이다. 정애(情愛)9)가 있는 사람이다. 나의 목숨 같은 내 가족이 유린10)되는 것을 내 어찌 생각지 않으랴? 나의 고통을 제삼자로서는 만분의 일이라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이제 나의 탈가한 이유를 군에게 말하고자 한다. 여기에 대하여 동정과 비난은 군의 자유이다. 아는 다만 이러하다는 것을 군에게 알릴 뿐이다. 나는 이것을 군이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라도 알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충동을 받는 까닭이다.

러나 나는 단언11)한다. 군도 사람이어니 나의 말하는 것을 부인치는 못하리라.12)



김군! 내가 고향을 떠난 것은 오년 전이다. 이것은 군도 아는 사실이다. 나는 그때에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떠났다. 내가 고향을 떠나 간도로 간 것은 너무도 절박한 생활에 시들은 몸에 새 힘을 얻을까 하여 새 희망을 품고 새 세계를 동경하여 떠난 것도 군이 아는 사실이다.

- 간도는 천부 금탕이다. 기름진 땅이 흔하여 어디를 가든지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농사를 지으면 쌀도 흔할 것이다. 삼림이 많으니 나무 걱정도 될 것이 없다. 농사를 지어서 배불리 먹고 뜨뜻이 지내자. 그리고 깨끗한 초가나 지어놓고 글도 읽고 무지한 농민들을 가르쳐서 이상촌(理想村)을 건설하리라. 이렇게 하면, 간도의 황무지를 개척할 수 있다.

이것이 간도 갈 때의 내 머릿속에 그리었던 이상이었다. 이때에 나는 얼마나 기뻤으랴! 두만강을 건너고 오랑캐령을 넘어서 망망한 평야와 산천을 바라볼 때 ― 청춘의 내 가슴은 이상의 불길에 탔다. 구수한 내 소리와 헌헌한 내 행동에 어머니와 아내도 기뻐하였다. 오랑캐령을 올라서니 서북으로 쏠려오는 봄 세찬 바람이 어떻게 뺨을 갈기는지,

"에그 춥구나! 여기는 아직도 겨울이구나"

하고 어머니는 수레 위에서 이불을 뒤집어썼다.

"무얼요, 이 바람을 많이 마셔야 성공이 올 것입니다."

나는 가장 씩씩하게 말하였다. 이처럼 나는 기쁘고 활기로왔다.



김군! 그러나 나의 이상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간도에 들어서서 한 달이 못되어서부터 거칠은 물결은 우리 세 생령(生靈)13)의 앞에 기탄없이 몰려왔다.



나는 농사를 지으려고 밭을 구하였다. 빈 땅은 없었다. 돈을 주고 사기 전에는 한 평의 땅이나마 손에 넣을 수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지나인(支那人)의 밭을 도조14)타조15)로 얻어야 한다. 일년내 중국 사람에게서 양식을 꾸어먹고 도조나 타조를 얻는대야 일년 양식 빚도 못될 것이고 또 나 같은 '시로도'에게는 밭을 주지 않았다. 생소한 산천이요, 생소한 사람들이니, 어디 가 어쩌면 좋을는지? 의논할 사람도 없었다. H라는 촌거리에 셋방을 얻어가지고 어름어름하는 새에 보름이 지나고 한 달이 넘었다. 그새에 몇 푼 남았던 돈은 다 불려먹고 밭은 고사하고 일자리도 못 얻었다 나는 팔을 걷고 나섰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구들도 고쳐주고 가마도 붙여주었다. 이리하여 호구16)하게 되었다. 이때 H장에서는 나를 '온돌장이'17)라고 불렀다. 갈아입을 의복이 없는 나는 늘 숯검정이 꺼멓게 묻은 의복을 벗을 새가 없었다.

H장은 좁은 곳이다. 구들 고치는 일도 늘 있지 않았다. 그것으로 밥먹기가 어려웠다. 나는 여름 불볕에 삯김도 매고 꼴도 베어 팔았다 그리고 어머니와 아내는 삯방아 찧고 강가에 나가서 부스러진 나뭇개비를 주워서 겨우 연명하였다.

김군! 나는 이때부터 비로소 무서운 인간고(人間苦)를 느꼈다. 아아, 인생이란 과연 이렇게도 괴로운 것인가, 하는 것을 나는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나에게 닥치는 풍파 때문에 눈물 흘린 일은 이때까지 없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나무를 줍고 젊은 아내가 삯방아를 찧을 때 나의 피는 끓었으며 나의 눈은 눈물에 흐려졌다.

"에구, 차라리 내가 드러누워 앓고 있지, 네 괴로워 하는 꼴은 차마 못 보겠다."



이것은 언제 내가 병들어 신음할 때에 어머니가 울면서 하신 말씀이다. 이것을 무심히 들었던 나는 이때에야 이 말의 참뜻을 느꼈다.

"아아, 차라리 나의 고기가 찢어지고 뼈가 부서지는 것은 참을 수 있으나, 내 눈앞에서 사랑하는 늙은 어머니와 아내가 배를 주리고 남의 멸시를 받는 것은 참으로 견디기 어렵구나"

나는 이렇게 여러 번 가슴을 쳤다. 나는 밤이나 낮이나, 비오나 바람이 치나 헤아리지 않고 삯김·삯심부름·삯나무,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았다.

"오늘도 배고프겠구나, 아침도 변변히 못 먹고……나는 너 배 주리지 않는 것을 보았으면 죽어도 눈을 감겠다."

내가 삯일을 하다가 늦게 돌아오면 어머니는 우실 듯이 말씀하셨다. 그러나 나는 흔연하게18),

"배가 무슨 배가 고파요."

하고 대답하였다.

내 아내는 늘 별 말이 없었다. 무슨 일이든지 시키는 대로 다소곳하고 아무 소리 없이 순종하였다. 나는 그것이 더욱 불쌍하게 생각된다. 나는 어머니보다도 아내 보기가 퍽 부끄러웠다.

'경제의 자립도 못되는 내가 왜 장가를 들었누?'

이것이 부모의 한 일이었지만 나는 이렇게도 탄식하였다. 그럴수록 아내에게 대하여 황공하였고 존경하였다.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을까?……이러한 생각은 이때 내 머리를 몹시 때렸다. 이때 나에게 부지런한 자에게 복이 온다, 하는 말이 거짓말로 생각되었다. 그 말을 지상의 격언으로 굳게 믿어온 나는 그 말에 도리어 일종의 의심을 품게 되었고 나중은 부인까지 하게 되었다.

지런하다면 이때 우리처럼 부지런함이 어디 있으며 정직하다면 이때 우리 식구같이 정직함이 어디 있으랴? 그러나 빈곤은 날로 심하였다.19) 이틀 사흘 굶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한번은 이틀이나 굶고 일자리를 찾다가 집으로 들어가 보니 부엌 앞에서 아내가 (아내는 이때에 아이를 배어서 배가 남산만하였다) 무엇을 먹다가 깜짝 놀란다. 그리고 손에 쥐었던 것을 얼른 아궁이에 집어넣는다. 이때 불쾌한 감정이 내 가슴에 떠올랐다.

'……무얼 먹을까? 어디서 무엇을 얻었을까? 무엇이길래 어머니와 나 몰래 먹누? 아! 여편네란 그런 것이로구나! 아니 그러나 설마……그래도 무엇을 먹던데……'

나는 이렇게 아내를 의심도 하고 원망도 하고 밉게도 생각하였다. 아내는 아무런 말없이 어색하게 머리를 숙이고 앉아 씩씩하다가 밖으로 나간다. 그 얼굴은 좀 붉었다. 아내가 나간 뒤에 나는 아내가 먹다 던진 것을 찾으려고 아궁이를 뒤지었다. 싸늘하게 식은 재를 막대기에 뒤져내니 벌건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것을 집었다. 그것은 귤껍질이다. 거기는 베먹은 잇자국이 있다. 귤껍질을 쥔 나의 손은 떨리고 잇자국을 보는 내 눈에는 눈물이 괴었다.20)

김군! 이때 나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적당할까?

'오죽 먹고 싶었으면 길바닥에 내던진 귤껍질을 주워 먹을까, 더욱 몸 비잖은21) 그가! 아아, 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한 아내를 나는 의심하였구나! 이놈이 어찌하여 그러한 아내에게 불평을 품었는가. 나 같은 잔악한 놈이 어디 있으랴. 내가 양심이 부끄러워서 무슨 면목으로 아내를 볼까?'22)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는 느껴가며 눈물을 흘렸다. 귤껍질을 쥔 채로 이를 악물고 울었다.

"야, 어째서 우느냐? 일어나거라. 우리도 살 때 있겠지, 늘 이러겠느냐."

하면서 누가 어깨를 친다. 나는 그것이 어머니인 것을 알았다.

"아이구 어머니, 나는 불효자외다."

하면서 어머니의 팔을 안고 자꾸자꾸 울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아무 소리 없이 가슴을 부둥켜안고 밖으로 나갔다.

'내가 왜 우노? 울기만 하면 무엇 하나? 살자! 살자! 어떻게든지 살아보자! 내 어머니와 내 아내도 살아야 하겠다. 이 목숨이 있는 때까지는 벌어보자!'

나는 이를 갈고 주먹을 쥐었다. 그러나 눈물은 여전히 흘렀다. 아내는 말없이 울고 섰는 내 곁에 와서 손으로 치마끈을 만적거리며 눈물을 떨어뜨린다. 농사집에서 자라난 아내는 지금도 어찌 수줍은지 내가 울면 같이 울기는 하여도 어떻게 말로 위로할 줄은 모른다.



김군! 세월은 우리를 위하여 여름을 항시 주지는 않았다.23)

[서풍이 불고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였다.24) 찬 기운은 벗은 우리를 위협하였다.]25) 가을부터 나는 대구어(大口魚) 장사를 하였다. 삼원을 주고 대구 열 마리를 사서 등에 지고 산골로 다니면서 콩(大豆)과 바꾸었다. 난 대구 열 마리는 등에 질 수 있었으나 대구 열 마리를 주고 받은 콩 열 말은 질 수 없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삼사십리나 되는 곳에서 두 말씩 두 말씩 사흘 동안이나 져왔다. 우리는 열 말 되는 콩을 자본삼아 두부장사를 시작하였다.

아내와 나는 진종일 맷돌질을 하였다. 무거운 맷돌을 돌리고 나면 팔이 뚝 떨어지는 듯하였다.

내가 이렇게 괴로울 적에 해산한 지 며칠 안 되는 아내의 괴로움이야 어떠하였으랴? 그는 늘 낯이 부석부석하였다. 그래도 나는 무슨 불평이 있는 때면 아내를 욕하였다. 그러나 욕한 뒤에는 곧 후회하였었다. 콧구멍만한 부엌방26)에 가마를 걸고 맷돌을 놓고 나무를 들이고 의복가지를 걸고 하면 사람은 겨우 비비고 들어앉게 된다. 뜬 김에 문창은 떨어지고 벽은 눅눅하다. 모든 것이 후질근하여 의복을 입은 채 미지근한 물 속에 들어앉은 듯하였다. [어떤 때는 애써 갈아놓은 비지가 이 뜬 김 속에서 쉬어버렸다. 두붓물이 가마에서 몹시 끓어 번질 때에 우유빛 같은 두붓물 위에 버터빛 같은 노란 기름이 엉기면 (그것은 두부가 잘될 징조다) 우리는 안심한다.]27) 그러나 두붓물이 희멀끔해지고 기름기가 돌지 않으면 거기만 시선을 쏘고 있는 아내의 낯빛부터 글러가기 시작한다.28) 초를 쳐보아서 두붓발이 서지 않게 매캐지근하게 풀려질 때에는 우리의 가슴은 덜컥 한다.29)

"또 쉰 게로구나! 저를 어쩌누?"

젖을 달라구 빽빽 우는 어린아이를 안고 서서 두붓물만 들여다보시는 어머니는 목메인 말씀을 하시면서 우신다. 이렇게 되면 온 집안은 신산30)하여 말할 수 없는 울음·비통·처참·소조(蕭條)한31) 분위기에 싸인다.

"너 고생한 게 애닯구나! 팔이 부러지게 갈아서…… 그거(두부)를 팔아서 장을 보려고 태산같이 바랬더니……"

어머니는 그저 가슴을 뜯으면서 우신다. 아내도 울듯 울듯 머리를 숙인다. 그 두부를 판대야 큰돈은 못된다. 기껏 남는대야 이십전이나 삼십전이다. 그것으로 우리는 호구를 한다. 이십전이나 삼십전에 어머니는 운다. 아내도 기운이 준다. 나까지 가슴이 바짝바짝 조인다.

그날은 하는 수 없이 쉰 두붓물로 때를 메우고 지낸다. 아이는 젖을 달라고 밤새껏 빽빽거린다. 우리의 살림에 어린애도 귀치는 않았다.



울면서 겨자먹기32)로 괴로운 대로 또 두부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땔나무가 없다. 나는 낫[鎌]을 들고 떠난다. 내가 낫을 들고 떠나면 산후 여독33)으로 신음하는 안내도 낫을 들고 말없이 나를 따라나선다. 어머니와 나는 굳이 만류하나 아내는 듣지 않는다. 내 손으로 하는 나무이언만 마음놓고는 못한다. 산 임자에게 들키면 여간한 경을 치지 않는다.34) 그러므로 우리는 황혼이면 산에 가서 나무를 하여 지고 밤이 깊어서 돌아온다. 아내는 이고 나는 지고 캄캄한 밤에 산비탈로 내려오다가 발이 미끄러지거나 돌에 채이면 곤두박질을 하여 나뭇짐 속에 든다. 아내는 소리 없이 이었던 나무를 내려놓고 나뭇짐에 눌려서 버둑거리는35) 나를 겨우 끄집어 일으킨다. 그러나 내가 나뭇짐을 지고 일어나면 아내는 혼자 나뭇짐을 이지 못한다. 또 내가 나뭇짐을 벗고 아내에게 이어주면 나는 추어주는36) 이 없이는 나뭇짐을 질 수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나는 어떤 높은 바위에 벗어놓고 아내에게 이어준다. 이리하여 산비탈을 내려오면 언제 왔는지 어머니는 애를 업고 우둘우둘 떨면서 산 아래서 기다리다가도,

"인제 오니? 나는 너 또 붙들리지나 않은가 하여 혼이 났다."

하신다. 이때마다 내 가슴은 저렸다.37) 나는 이렇게 나무를 하다가 중국경찰서까지 잡혀가서 여러 번 맞았다.

이때 이웃에서는 우리를 조소38)하고 경찰에서는 우리를 의심하였다.

[― 흥, 신수39)가 멀쩡한 연놈들이 그 꼴이야, 어디 가 일자리도 구하지 않고 그 눈이 누래서 두부장사 하는 꼬락서니는 참 더러워서 못 보겠네. X알을 달고 나서 그렇게야 살리? ―]40) 

이것은 이웃 남녀가 비웃는 소리였다. 그리고 어떤 산 임자가 나무 잃고 고발을 하면 경찰서에서는 불문곡직(不問曲直)41)하고 우리집부터 수색하고 질문하면서 나를 때린다. 그러나 나는 호소할 곳이 없다.



김군! 이러구러 겨울은 점점 깊어가고 기한42)은 점점 박두43)하였다. 일자리는 없고…… 그렇다고 손을 털고 앉았을 수도 없었다. 모든 식구가 퍼러퍼레서 굶고 않은 꼴을 나는 그저 볼 수 없었다. 시퍼런 칼이라도 들고 하루라도 괴로운 생을 모면하도록 쿡쿡 찔러 없애고 나까지 없어지든지, 나가서 강도질이라도 하여서 기한을 면하든지 하는 수밖에는 더 도리가 없게 절박하였다.

나는 일이 없으면 없느니만큼, 고통이 닥치면 닥치느니만큼 내 번민은 크다. 나는 어떤 날은 거의 얼빠진 사람처럼 눈을 감고 깊은 생각에 잠긴 일도 있었다. 이때 머릿속에서는 머리를 움실움실 드는 사상이 있었다(오늘날에 생각하면 그것은 나의 전 운명을 결정할 사상이었다).

[그 생각은 누구의 가르침에 의해 일어난 것도 아니려니와 일부러 일으키려고 애써서 일어난 것도 아니다. 봄 풀싹같이 내 머릿속에서 점점 머리를 들었다.]44)

― 나는 여태까지 세상에 대하여 충실하였다. 어디까지든지 충실하려고 하였다. 내 어머니, 내 아내까지도 ― 뼈가 부서지고 고기가 찢기더라도 충실한 노력으로써 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를 속였다. 우리의 충실을 받지 않았다. 도리어 충실한 우리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우리는 여태까지 속아 살았다. 포악하고 허위스럽고 요사한 무리를 용납하고 옹호하는 세상인 것을 참으로 몰랐다. 우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들도 그것을 의식치 못하였을 것이다. 그네들은 그러한 세상의 분위기에 취하였었다. 나도 이때까지 취하였었다. 우리는 우리로서 살아온 것이 아니라 어떤 험악한 제도의 희생자로서 살아왔었다.45)


김군! 나는 사람들을 원망치 않는다. 그러나 마주(魔酒)46)에 취하여 자기의 피를 짜 바치면서도 깨지 못하는 사람을 그저 볼 수 없다. [허위와 요사47)표독(慓毒)48)과 게으른 자를 옹호하고 용납하는 이 제도는 더욱 그저 둘 수 없다.]49)

― 이 분위기 속에서는 아무리 노력하여도 우리의 생의 만족을 느낄 날이 없을 것이다. 어찌하여 겨우 연명50)을 한다 하더라도 죽지 못하는 삶이 될 것이요, 그 영향은 자식에게까지 미칠 것이다. 나는 어미 품속에서 빽빽하는 어린 것의 장래를 생각할 때면 애잡짤한51) 감정과 분함을 금할 수 없다. 내가 늘 이 상태면(그것은 거의 정한 이치다) 그에게는 상당한 교양은 고사하고, 다리 밑이나 남의 집 문간에 버리게 될 터이니, 아! 삶을 받을 만한 생명을 죄없이 찌그러지게 하는 것이 어찌 애닯지 않으랴?52) 그렇다면 그것을 나의 죄라 할까? ―

김군! 나는 더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나부터 살려고 한다. 이때까지는 최면술에 걸린 송장53)이었다.54) 제가 죽은 송장으로 남(식구들)을 어찌 살리랴. [그러려면 나는 나에게 최면술을 걸려는 무리들,55) 험악한 이 공기의 원류56)를 쳐부수어야 하는 것이다.]57)



나는 이것을 인간의 생의 충동이며 확충이라고 본다. 나는 여기서 무상의 법열(法悅)58)을 느끼려고 한다. 아니 벌써부터 느껴진다. 이 사상59)이 나로 하여금 집을 탈출케 하였으며, xx단에 가입케 하였으며, 비바람 밤낮을 헤아리지 않고 벼랑 끝보다 더 험한 선에 서게 한 것이다.

김군! 거듭 말한다. 나도 사람이다. 양심을 가진 사람이다. 내가 떠나는 날부터 식구들은 더욱 곤경에 들 줄로 나는 안다. 자칫하면 눈속이나 어느 구렁에서 죽는 줄도 모르게 굶어죽을 줄도 나는 잘 안다. 그러므로 나는 이곳에서도 남의 집 행랑어멈이나 아범이며, 노두에 방황하는 거지를 무심히 보지 않는다.

아! 나의 식구도 그럴 것을 생각할 때면 자연히 흐르는 눈물과 뿌직뿌직 찢기는 가슴을 덮쳐 잡는다.60)

[그러나 나는 이를 갈고 주먹을 쥔다. 눈물을 아니 흘리려고 하며 비애에 상하지 않으려고 한다. 울기에는 너무도 때가 늦었으며 비애에 상하는 것은 우리의 박약61)을 너무도 표시하는 듯싶다. 어떠한 고통이든지 참고 분투62)하려고 한다.]63)

김군! 이것이 나의 탈가한 이유를 대략 적은 것이다. 나는 나의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내 식구에게 편지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네가 죽어도, 내가 또 죽어도……64)

나는 이러다 성공 없이 죽는다 하더라도 원한이 없겠다. 이 시대, 이 민중의 의무65)를 이행한 까닭이다.

아아, 김군아! 말을 다 하였으나 정은 그저 가슴에 넘치누나!66)



 ♣ 핵심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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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래 : 단편 소설. 서간체 소설

▣ 배경 : 시간(일제 강점기). 공간(만주의 간도 지방)

▣ 경향 : 신경향파 문학

▣ 성격 : 사실적. 자전적. 고백적. 저항적

▣ 시점 : 1인칭 주인공 시점

▣ 표현 : 서간문 형식으로 사실성을 높이고, ‘나’의 성격 변화로 주제를 명시적(明示的)으로 제시함

▣ 구성 :

발단 - 간도로 떠나게 된 이유

전개 - 간도에서의 비참한 생활(일정한 직업이 없음. 아내가 귤껍질을 주워 먹음)

절정 - 생활고의 극한 상황(두부 장사를 하며 겪는 고초)

결말 - 가난에 대한 분노를 사회 참여(단체 가입)로 전환시킴

▣ 주제 : 절대 궁핍의 원인과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투쟁적 삶의 결의. 가난한 삶의 고발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

▣ 출전 : <조선문단>(1925)

▣ 등장 인물

나(박군) : 주인공으로서 고향을 떠나 간도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다 탈가(脫家)한 가난한 지식인이다. 현실의 모순을 개혁하기 위해 어느 단체에 가입한다.

아내 : 순박하고 수줍음을 잘 타는 시골 여인으로 굶주림에 귤껍질을 주워 먹는다.

어머니 :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아들의 고통을 대신하기를 바라는 전형적 모성의 여인이다.

▣ 줄거리


 ‘나(박군)’는 자신이 탈가(脫家)한 이유를 친구인 김 군에게 편지로 밝힌다.

 - 5년 전 ‘나’는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기름진 땅이 흔하다는 간도 땅으로 갔다. 그러나 빈 땅은 없었고, 중국인의 소작인 노릇을 하려 해도 빚을 갚을 길이 막연한 현실이었다. 이틀을 굶은 어느 날, 임신한 아내가 거리에서 주운 귤껍질을 먹고 있는 광경을 보고 비통해 하는 한편, 더욱 열심히 살겠다는 결심을 하였다. 생선 장사도 하였고, 두부 장사도 하였지만, 두부는 쉬기가 일쑤였고, 우리는 그 쉰 두붓물로 연명을 하였다. 갓난아이는 젖 달라고 울고, 겨울은 다가오고…. 두부 장사를 하려면 땔감이 있어야 했고, 그래서 나무를 하다가 경찰서에 잡혀가 매맞기가 다반사였다. ‘나’는 최면술을 걸려는 무리들, 험악한 공기의 원류를 바로잡기 위해,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을 희생하면서 어떤 집단에 가입하게 되었다.

감상의 길잡이


1925년 <조선문단>지에 발표한 단편 소설로서 작자의 자전적 요소가 강하게 나타나 있다. ‘나’는 왜 가정을 탈출했는가 하는 이유를 김 군에게 보내는 서간체(서한체)로 서술하였다.

5년 전에 ‘나’는 어머니와 아내를 데리고 살기 좋다는 간도(間島) 땅으로 갔다. 농사를 지어 배불리 먹고 농민들을 가르쳐 이상촌을 건설하리라는 꿈을 안고서. 그러나 듣던 바와는 달리 노는 땅은 없었고 중국인에게 소작인 노릇을 하려 해도 빚을 갚을 길이 막연한 현실이었다. 이틀 사흘 굶기가 일쑤였다. 홀몸도 아닌 아내가 귤껍질을 주워다 먹는 것을 보고 일시나마 오해를 했던 나는 그 죄책감 때문에 더욱 열심히 살 것을 결심했다. 그러나 온갖 고생을 무릅쓰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배고픔에서 헤어날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나는 세상이나 어머니나 아내를 위해 충실하게 살았다. 그런데도 세상은 충실한 우리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나는 험악한 공기의 원류를 바로잡기 위해 어머니와 아내와 자식을 희생하면서 어떤 집단에 가담하게 되었다는 줄거리이다.

우리가 소위 신경향파 문학이라고 부르는 작품이다. 신경향파 문학의 특징은 ‘빈궁의 문학, 저항적 태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 인식’에 있다. 그러한 문학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작품이 바로 이 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흔히 체험 문학으로 분류된다. 작가가 체험한 생활을 “탈출기”에서 사실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 주인공 '나'는 머슴살이, 나무장수, 노동판 십장(什長)으로 전전하면서 삶의 어려움에 부딪힌다. 성실하고 근면하면 살 수 있겠지 하는 믿음조차도 거부당한 채 죽음까지 생각했던 주인공은 근면과 정직이 외면 당하는 사회에 대한 저항으로 ××단에 가입하게 된다.

이 작품은 소설 구성 면에서는 실패했을지 모르나 새로운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상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족을 버려야 하는 논리적 필연성은 미흡하지만, 자아에 대한 인식 이전에 가족 공동체가 유지될 수 없음을 감안한다면, 현실의 논리는 그 나름대로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전형적인 <신경향파> 소설이 살인, 방화 등에 의해서 결말이 처리되는 데 비한다면, '××단에 가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 즉, 조직적인 사회 운동에 뛰어드는 것으로 보아 좀더 현실적인 작가 의식을 느낄 수 있다.

이 작품은 원래 소설이 아니었는데, 1925년 3월 <조선 문단>에 투고한 것을 읽은 이광수의 권유에 따라 소설로 고쳐 쓰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체험이 곧 작품화된 것이다. 이 작품은 결함도 내포하고 있지만, 간도에서의 혹독한 체험이 정제되거나 여과되지 않은 채 독자의 가슴에 직접 와 부딪히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사실(事實, 체험)과 허구(虛構)의 양면을 갖춘 것이 소설이고, 그 중에서도 허구성이 많이 강조된다고 하지만, 체험의 밀도가 높은 작품을 만날 때 허구는 사실성에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자는 자신의 생활 체험에서 얻은 풍부한 소재를 가지고 당시 유행하던 빈궁 문학(貧窮文學), 즉 신경향파(新傾向派) 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군림하게 되었고 이 “탈출기”는 그 대표적 작품으로 되었다.


 ♠ 보충 학습 ♠

▣ 신경향파 문학

1. 개요

'신경향파'라는 용어는 박영희의 〈신경향파의 문학과 그 문단적 지위〉(개벽, 1925. 12)라는 글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2. 배경 및 전개

신경향파 문학은 3·1운동 이후 널리 퍼지게 된 사회주의 사상으로 인해 등장하게 되었다. 당시 사회주의 사상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은 민족해방운동을 펼쳐보려는 목적으로 여러 단체를 결성하는 동시에 〈개벽〉·〈신생활〉·〈조선지광〉 등의 잡지를 발행하여 종래의 관념적·퇴폐적인 문학을 버리고 현실을 바탕으로 한 문학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향파 문학비평에서 큰 역할을 한 이론가는 김기진과 박영희이다. 특히 김기진은 1923년 〈개벽〉 7월호에 평론 〈Promeneade Sentimental〉을 발표한 뒤, 〈클라르테 운동의 세계화〉(개벽, 1923. 9~10)·〈지배계급 교화, 피지배계급 교화〉(개벽, 1924. 1)·〈금일의 문학 명일의 문학〉(개벽, 1924. 2) 등을 발표하여 신경향파 문학의 가장 활동적인 작가로 손꼽혔다. 그리고 박영희는 〈자연주의에서 신이상주의에 기울어지려는 조선문학 최근 경향〉(개벽, 1924. 2)·〈조선을 지내가는 비너스〉(개벽, 1924. 12) 등을 발표하여 기존의 감상적 낭만주의 경향을 비판했으며, 그밖에 홍명희·이상화 등이 문학비평 활동에 참여했다. 이들은 여러 편의 평론을 통해 모든 예술은 '생활' 또는 '현실'의 산물이기 때문에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신경향파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김기진·박영희·최서해·조명희·이기영·송영 등을 들 수 있다. 먼저 김기진은 〈붉은 쥐〉(개벽, 1924. 11)·〈젊은 이상주의자의 사〉(개벽, 1925. 6~7) 등을 발표했고, 박영희는 〈전투〉(개벽, 1925. 11)·〈지옥순례〉(조선지광, 1926. 11) 등을 발표했는데, 두 작가의 소설은 인물이 단순하고 사건이 도식적이며 미래에 대한 전망이 과장적으로 드러난 점이 비슷하다. 불우한 생애를 보낸 최서해는 자신의 체험을 그려낸 〈탈출기〉(조선문단, 1925. 3)·〈기아와 살육〉(조선문단, 1925. 6) 등을 발표했는가 하면, 시로 출발한 조명희는 〈R군에게〉(개벽, 1926. 2)·(낙동강〉(조선지광, 1927. 7) 등을 발표했는데, 특히 〈낙동강〉은 신경향파 문학과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경계선에 놓인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밖에 이기영은 〈가난한 사람들〉(개벽, 1925. 5) 등에서 지주의 수탈로 인해 황폐해진 농촌을 그려냈고, 극작가이기도 한 송영은 〈늘어가는 무리〉(개벽, 1925. 7) 등에서 노동세계와 노동현장을 일관되게 그려내 한국 노동소설의 기초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신경향파 소설은 종래의 낭만적·개인적인 문학에서 벗어나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그려냄으로써 한국 사실주의 소설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나, 작품에 현실을 총체적으로 그려내지 못한 점은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신경향파 시의 대표적 작가로는 김기진·김형원·김해강·유완희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이 발표한 시 내용을 종합해보면 빈궁과 착취에 시달리는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고발하고 사회현실에 대한 증오와 반항의 감정을 노래함으로써 종래의 유미적·퇴폐적인 시 경향을 극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관념을 직접 나타내거나 반항의 의지를 막연하게 드러냄으로써 시적 형상화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3. 의의와 한계

신경향파 문학은 1920년대초 〈백조〉·〈폐허〉에서 보여주었던 낭만적 감상주의나 퇴폐적 유미주의 경향을 극복하고, 구체적인 현실에 대한 예술적 인식을 보여줌으로써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발전에 중요한 전환을 가져왔다. 그러나 사회적 불평등과 억압의 원인을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올바르게 형상화하지 못하고 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폭로와 고발에 그친 한계를 지닌다. 그결과 주인공의 행동이 주로 개인적인 복수나 본능적인 반항·살인·방화·자살 등으로 끝나고 있다.→ 프롤레타리아 문학



1) '나'의 편지의 수신인으로 가상적 인물 / 서간문 형식을 통해 작품의 사실성을 부여하고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음


 

2) 서간체 형식의 소설임을 알 수 있다


 

3) 집을 나감


 

4) 다른 나라의 땅


 

5) 길 위


 

6) 기둥


 

7) 가족을 떠나 사회 운동에 뛰어든 '나'의 행적을 짐작할 수 있고,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의 가치관이 엿보임


 

8) '나'의 탈가를 반대하는'김 군'의 편지 내용


 

9) 정겨운 사람, 따뜻한 사람


 

10) 남의 권리나 인격을 짓밟음


 

11)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함


 

12) [자신의 행동의 정당성을 확신하고 있는 부분


 

13) 생명


 

14) 남의 논밭을 빌려서 부치고 그 세(稅)로 매년 내는 곡식.


 

15) 타조법(= 조선 시대에, 수확량의 비율을 정하여 놓고 소작료를 거두어들이던 소작 제도)에 따라 거두어들인 현물.


 

16) 입에 풀칠을 함. 겨우 먹고 삶.


 

17) 구들 고치는 사람


 

18) 매우 기쁘거나 반가워 기분이 좋다.


 

19) 현실의 모순을 단적으로 서술


 

20) 아내를 의심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부분으로 비극성이 극대화되어 나타나고 있음 / 비참한 생활상의 사실적 묘사


 

21) 임신한


 

22) 비참함은 아내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귤껍질을 먹은 사실이 아니라 그 장면을 보고 아내를 의심한 '나'의 심리에 있고, 빈궁은 인간의 정신마저 각박하게 만들고, 그 가난이 인간의 믿음마저 파괴한다는 점에서 그 비참함이 더해진다는 말


 

23) 형편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자조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이 글의 형식적 특징인 서간문체 소설임을 보여줌


 

24) 시련을 의미


 

25) 엎친데 덮친다는 말로 설상가상(雪上加霜 : 눈 위에 서리가 덮인다는 뜻으로, 난처한 일이나 불행한 일이 잇따라 일어남을 이르는 말)


 

26) 향소과장법 / 과장법(誇張法) : 사물의 수량, 상태, 성질 또는 글의 내용을 실제보다 더 늘이거나 줄여서 표현하는 방법인데, 실제보다 더 크게 강하게 나타내는 것을 향대 과장(向大誇張)이라 하고, 실제보다 더 작게 약하게 나타내는 것을 향소 과장(向小誇張)이라고 함


 

27) 두부 제조 공정에 대한 사실적 묘사


 

28) 바라던 일이 잘못되어 가기


 

29) 불안감을 느끼는 인물들의 심리


 

30) 세상살이의 쓰라리고 고된 일


 

31) 풍경 따위가 호젓하고 쓸쓸함


 

32) 울며 겨자 먹기 맵다고 울면서도 겨자를 먹는다는 뜻으로, 싫은 일을 억지로 마지못하여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3) 출산후 채 풀리지 않고 남아 있는 독


 

34) 심한 벌을 받거나 꾸중을 듣는다는 의미


 

35) 자빠지거나 주저앉거나 매달려서 팔다리를 크게 벋지르며 마구 몸을 움직이다.


 

36) 위로 끌어 올리다


 

37) 고생하는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38) 비웃음


 

39)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색. 용모와 풍채.


 

40) 경제적 가난에다가 이웃에게조차 이해받지 못하는 현실을 통해 메마른 인간 관계를 보여주며, 나의 가족이 처한 상황이 얼마나 피폐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 민족적 편견이 밑바탕에 깔려 있음


 

41)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아니함.


 

42)  굶주리고 헐벗어 배고프고 추움.


 

43) 기일이나 시기가 가까이 닥쳐옴


 

44) 가난의 원인이 ‘나’ 때문이 아니고 사회적 문제라는 것에 대한 자각을 시작함


 

45) 빈궁의 원인이 개인적 차원에서 사회적·제도적 차원으로 변화·발전하고 있음


 

46) 정신을 흐리게 하는 술로 사람들을 우매한 상태에 머무르게 하는 속임수


 

47) 요망하고 간사함


 

48) 사납고 독살스러움


 

49) 사회 제도적 모순을 바로 잡지 않고는 모순을 해결할 수 없기에 이러한 '제도'를 그저 둘 수 없다는 말


 

50) 목숨을 겨우 이어 살아감


 

51) 애달프고 안타까운


 

52) 부익부(富益富) 빈익빈(貧益貧)이라는 말처럼 가난이 자식들에게 대물림될 것이라는 생각


 

53) '나'가 탈가전의 자신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


 

54) 잘못된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이 시키는 대로 살아왔다.


 

55) 투쟁의 대상이자 일제 식민지 통치의 구조적 모순


 

56) 사물이나 현상의 본래 바탕으로 사회의 근본 문제를 말함 / 부조리한 사회의 구조적 모순


 

57) '나'의 분노는 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공적인 분노이며, 현실에 대한 강렬한 저항의식으로 무장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인물로 변신했음을 엿볼 수 있다.


 

58) 참된 이치를 깨달았을 때 느끼는 황홀한 기쁨.


 

59) 사회주의 사상


 

60) 식구들을 두고 탈가한 '나'의 인간적 고뇌가 드러남


 

61) 의지나 체력 따위가 굳세지 못하고 여림


 

62) 있는 힘을 다하여 싸우거나 노력함


 

63) 감정의 나약해짐을 경계하고 있으며, 적극적 성격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64) 목적 달성을 위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내고 신경향파 문학의 특징을 보여줌


 

65) 나에게 최면술을 걸려는 무리를 험악한 이 공기의 원류를 깨부수는 것 다시 말해서 사회적 모순을 고치는 것


 

66) [소설의 결말부로서 지닌 결함은 주제가 사건을 통하여 구체화되지 못하고 관념적 고백으로 처리되었다.


 

첨부파일 탈출기-최서해.hwp

출처 : 휘경여고국어교사류덕균
글쓴이 : 오토바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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